意識

[스크랩] 어느 요양시설 노인의 낙서장

강남한 2015. 2. 25. 14:18

 

 

 

어느 요양시설 노인의 낙서장



노인요양시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어느 노인이 남긴 구겨진 낙서 장에서 발견된 글

돈 있다 위 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 난척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고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소

다아~소용 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 나 없고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 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대 소변도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형제 내 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 식구 아닌
바로 그 남들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게 해주는지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 지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 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이 되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 더이다

장가가면 사돈이고 애 낳으면 내 나라 동포여

이민가면 해외 동포 되 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고

아들 둘이면 목메 달이라 하 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자식을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요 며느리는 좀 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이 더이다


그리고 며느리를 딸로 착각하지 말고
사위는 아들로 착각하는 일 마시오
인생 다 부질 없더이다

 

인생 다 끝나가는 이노령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 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이랑 하지 마소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록 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 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친구여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친구여 !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잔 사주고
불쌍한 사람 보면 베풀어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 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봐주고 모두가 받들어 준다오
우리끼리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이라오


옛날 일들이랑 모두 다 잊고
잘난 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우리들에 시대는 다 지나가고 있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봐도
가는 세월은 잡을 수가 없으니
그대는 뜨는 해 나는 지는 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든지

좋게 뵈는 마음씨 좋은 어르신으로 살으 시구려

멍청하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그러면 괄시를 받는다오

아무쪼록 오래~오래 살으시구려

 

건강이 최고라오

 

~~옮긴 글~~

출처 : 소담 엔카
글쓴이 : 햇님달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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