意識

[스크랩] 칼 보다 더 무서운 말.

강남한 2014. 5. 27. 21:23

살면서 남편과 싸울일은 많지 않았다. 혹 싸울 일이 있어도 평생

홀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남편이나 나나 우리 둘 모두 참는 경우가 많았다.

또 싸웠다 하더라도 어른 앞에서 싸운 표시를 오래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겉으론 좋은 척을 해야 했고 좋은 척을 하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풀어지는 적이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 사는 요즘 어머님도 계시지 않고 서로 말을 조심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말하는 사람은 지나가는 말로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때가 있다.

얼마 전만 해도 남편이 나한테 “당신은 말을 할 때 좀 경박스러운 데가 있어,

이제 나잇값을 생각허고 말을 할 때 한번 생각하고 해”하고 좋게 말을 했다.

 

똑같은 말이지만 경박스럽다라는 말이 왜 그리 경박스럽게 들리던지!

설사 내가 좀 그런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꼭 그렇게 표현을 해야 했나?

그냥 말하는 게 신중하지 못하다거나, 가볍다고 하면 기분이 덜 상하지 않았을까?

경박하다니까, 꼭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보았던

모찰트의 경박스러운 웃음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상했다.

(속으론 네가 좀 그런 면이 있지~)

 

난 삐쳐서 그날부터 남편과 꼭 필요한 말을 빼고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자연히 할말이 별로 없고 집안에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눈치를 못 채다가 다 늦게 어두운 기류를 눈치챈 남편이

드디어(?) 한다는 말이 “당신 요새 어디 아퍼?” 하고 묻는다.

난 웃음이 나왔지만 참고 “아니” 하고 답을 했다.

 

그리곤 참지 못하고 당신이 나더러 경박하다니까 내가 조심해서 말하는 거야 하니까,

남편이 웃으며 나가서 친하지 않은 사람과 말할 때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 조심 하라는 얘기지, 집 속에서 조심하라고 했어? 한다.

난 내가 삐친 이유를 말했고 한참 만에 우린 서로 웃고 말았다.

 

“들은 귀는 천 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

가 바로 그 뜻이다. 들은 귀는 들은 것을 천 년 동안 기억하지만

말한 입은 사흘도 못 가 말한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좋은 말, 따뜻한 말, 고운 말 한마디 또한 누군가의 가슴에 씨앗처럼 떨어져 자라고,

뜻밖의 시간에 위로와 용기로 싹이 날 것이다.

 

모로코 속담에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말이 있다.

말은 깃털과 같이 가벼워서 한번 내뱉으면 주워담기 힘들다는

탈무드의 교훈이 생각납니다 <옮겨온 글>

출처 : 약초나라 (yakchonara)
글쓴이 : 밴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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